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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ment

선의 변주 (Variation of Lines)


작업 의도 및 주제

나의 작업은 '선(Line)'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조형 요소를 통해 이 세상의 모든 움직임, 에너지, 그리고 시간의 축적을 시각화하는 데 집중한다. 선은 단순한 경계가 아니라, 작가의 호흡과 감정이 투영된 살아있는 흔적이다. 나는 무수한 선을 캔버스 위에 중첩시키고 변주함으로써, 정지된 평면 위에서 역동적인 리듬과 깊이 있는 공간감을 창조하고자 했다.
이 작품들은 눈에 보이는 대상의 재현이 아닌, 내면의 '평온함(Serenity)'과 '열정(Passion)'이라는 양가적인 감정 상태를 색채와 선의 밀도 차이를 통해 표현한다. 때로는 맑고 고요한 색면 위에서 미세한 떨림으로 존재하거나(예: 푸른색 디프트가 있는 작품), 때로는 강렬한 원색의 폭발 속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형태로 나타난다. 최근작처럼 광활한 색면과 선의 격렬한 대치는 내면 깊은 곳의 에너지와 갈등을 즉흥적인 선율로 표현하고자 한 시도이다.


조형적 특징 및 기법

색채:

초기에는 명도와 채도가 높은 원색 계열을 사용하여 강렬한 에너지 분출을 표현했다면, 최근작에서는 파스텔 톤과 무채색을 배경으로 도입하여 색채의 대비와 중첩을 통해 더욱 은은하고 깊이 있는 울림을 찾고 있다. 색면을 넓게 배치한 후 그 위에 선을 올리는 방식을 통해, 배경색이 선의 색채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전체적인 톤을 조율한다.


선:

모든 선은 즉흥적이면서도 고도로 절제된 규칙 안에서 그려진다. 붓의 속도, 압력, 그리고 물감의 농도에 따라 선의 굵기와 질감이 미묘하게 달라지며, 이는 화면에 미세한 진동을 부여한다. 특히, 여러 겹으로 쌓인 선들은 마치 직물을 짜듯 캔버스 표면에 물리적인 깊이를 형성하며, 관람자가 보는 각도에 따라 색채와 형태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각적 유희를 제공한다. 최근 작업에서는 수직선뿐만 아니라 수평선 및 사선의 도입을 통해 화면의 긴장감과 운동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재료 및 입체적 기법:

주로 아크릴과 유화 물감, 종이 콜라주 및 오브제를 사용하여 선의 명료함과 물감의 물질성, 그리고 화면의 입체감을 극대화했다. 물감을 얇게 흘리거나 겹쳐 바르는 기법, 그리고 종이 오브제를 부착하는 방식은 의도적으로 작품의 레이어(Layer)를 형성하여 평면 위에서 깊이와 공간감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다층적인 레이어 구조는 선의 물성을 확장하고, 캔버스 표면에 물리적인 깊이와 독특한 질감을 부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평론글:

선의 진화, 역동적 에너지의 지표 (Evolution of Lines)


김외경 작가의 작품 전개와 그 미학적 의미


김외경 작가의 '선의 변주' 연작은 엄격한 수직 추상에서 출발하여 점차 화면의 구성을 확장하고 색채의 드라마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선'이라는 하나의 조형 언어를 통해 시각적 '리듬'과 '시간의 축적'이라는 두 가지 핵심 가치를 일관되게 탐구해왔다.


작품 전개와 미학적 변주

초기 및 중기: '명상적 수직선'의 구축:


작업의 초기 단계에서는 빽빽하고 정제된 수직선들의 중첩을 통해 직물과 같은 물리적 깊이와 명상적인 공간감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이때의 색채는 파스텔 톤이나 중간 명도의 색을 사용하여 절제된 하모니를 추구하며, 일종의 시각적 '평온함(Serenity)'을 전달했다. 이는 일상 속 미세한 진동과 내면의 고요한 울림을 포착하려는 작가의 섬세한 시선이 반영된 결과이다.


최근작: '격렬한 에너지와 움직임'으로의 확장:


최근의 작업(제시된 붉은색 배경의 작품)에서는 과감하게 수평선과 사선 요소를 도입하고, 배경색을 압도적인 고채도의 원색(예: 레드)으로 채워 넣으며 화면의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이는 단순한 선의 변주를 넘어, 공간을 가로지르는 힘과 속도감을 시각화하려는 새로운 시도로 읽힌다.


배경의 역할 변화: 기존 작품에서 배경은 선의 '무대'였다면, 최근작에서 레드는 그 자체로 격렬한 '감정의 장'이자 '에너지의 근원'이 된다.
선의 기능 변화: 수직선이 '시간의 축적'을 의미했다면, 수평선과 사선은 '공간의 이동'과 '순간적인 충돌'을 상징하며, 화면에 더욱 다층적인 서사성을 부여한다. 수평으로 길게 그어진 강렬한 선들은 마치 지평선이나 거대한 질주처럼 느껴지며, 관람자의 시선을 화면 전체로 유도하는 강력한 운동성을 갖는다.


평가: 동양적 수행성과 서구적 표현주의의 조화


김외경 작가의 작업은 동양 회화의 수행적 측면, 즉 선을 그리는 반복적 행위와 장인 정신을 바탕에 깔고 있으면서도, 서구 추상 표현주의의 강렬한 색채와 즉흥적인 제스처를 결합시킨 독특한 미학적 지점을 점유한다.

작가는 고도로 통제된 기법(선 긋기)을 통해 가장 통제되지 않은 감정(열정, 충돌)을 표현하는 역설적인 방식을 사용한다.
결론적으로, 김외경의 '선의 변주' 연작은 정적인 구조에서 동적인 에너지로 나아가는 명확한 전개 양상을 보여준다. 작가는 캔버스라는 평면 위에서 선과 색의 밀도 조절을 통해 관람자에게 다양한 심리적 리듬을 제시하며, 이는 현대 추상 회화의 '생동하는 구조'와 '공감각적 경험'을 선명하게 구현해낸 성취라 할 수 있다.

 

 

VARIATION OF LINES


나의 작업은 ‘선(Line)’으로부터 출발한다. 선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본질적인 조형 요소이며, 음악의 리듬과도 같이 반복과 변주를 통해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낸다. 

화면 속에 나열된 선들은 단순한 직선이나 곡선이 아니라, 서로의 간격·두께·색채에 따라 다른 긴장과 조화를 이루며, 마치 서로 다른 악기가 만나 하나의 합주를 이루는 듯한 하모니를 형성한다.

이번 전시의 부제 “Variation of Lines”는 이러한 작업 태도를 함축하며  선을 단순한 시각적 장치로 한정하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흐름으로 이해한다. 

 

겹쳐지고 어긋나며 때로는 직립하는 선들은 내면의 감정, 삶의 층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소리를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특히, 화면 위에서 반복되면서도 서로 다른 색과 질감을 드러내는 선들은, 나의 회화가 음악적 구조와 닮아 있음을 드러낸다. 이는 규칙과 자유, 질서와 변주의 균형 속에서 이루어지며, 비움과 채움, 고요와 울림 사이에서 작동한다.

이번 작업에서  선의 다양한 변주들은 관람자에게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소리 없는 음악과도 같은 감각적 공명이 느껴지길 바란다. “Variation of Lines”는 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나만의 색과 리듬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작가노트  2025.8.20

The Process of Kim Oi-Kyung's Artwork

Artist Kim Oi-Kyung's practice is generally divided into two main areas, each with distinct processes and themes: Painting (Planar Work) and Fiber/Handicraft Work.

1. Painting (Planar Work): 'Variation of Lines'

Based on the artist's notes, the main process and characteristics of her painting work are as follows:

  • Theme and Intent: The focus is on visualizing movement, energy, and the accumulation of time in the world, using the "line" as the most fundamental formative element.

  • Starting Point of the Work: Every painting begins with the line.

  • Utilization of Lines:

    • She uses lines that achieve tension and harmony through variations in spacing, thickness, and color, rather than simple, uniform lines.

    • The repetition and variation of lines create a resonance, similar to the rhythm in music.

    • Lines that are overlapped, misaligned, or stand upright are a visual representation of the artist's inner emotions, the layers of life, and invisible sounds.

  • Aesthetic Characteristics:

    • She pursues a balance between regularity and freedom, and order and variation.

    • The goal is for the paintings to resemble a musical structure, aiming for a sensory resonance like "silent music" beyond mere visual experience.

    • The process involves exploring infinite possibilities and the artist's unique color and rhythm through diverse variations of the line.

 빛의 작곡가가 들려주는 VERTICAL HARMONY                                                                                                 -김외경 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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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창조하는 예술 장르 중에서 음악은 자연계의 그 어느 형상도 재현, 모사하지 않고 비유와 상징과 스토리텔링도 없는 '완전한 추상'이다. 그래서 언어적 사고의 한계에 갇혀있는 우리를 초월적 상상력의 차원으로 인도한다.


전통적으로 자연계를 모사하던 미술이 음악처럼 궁극의 오리지날 창조물을 동경한 것이 20세기 초 <절대주의 회화 suprematism> 의 출현이다. 절대주의란 '모든 시각적인 대상을 조금도 상기시키지 않는 추상적 도형을 간결하게 응축시킨 형태로써 화면에다 배치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외경의 작업은 절대주의 회화로 분류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면의 질서에 따라서 형태를 만들고 배치'하는 것이 절대주의 회화의 핵심인데, 김외경은 '고유의 형태 만들기'대신, 수직선 혹은 수평선의 반복이라는 극도로 제한된 규범(질서)안에서 다만 색채의 베리에이션만으로 시각적 창조물을 만들어 낸다.

이것은 한 발 더 음악적 순수함에 다가가는 작업이다. 
시각예술만의 고유한 창조물안 형태를 화가가 그것을 그림에 넣지 않는다는 것은, 시인이 단어를 쓰지 못하는 것과도 같다. 그렇다면 시인은 어떻게 노래 할까? 허밍으로 하겠지. 그렇다면 시인은 문학가에서 음악가로 변모하는 것이다.

김외경이 형태를 그리지 않는 이유이다. 


형태는 윤곽선이다. 윤곽을 제거한 그림은 무한공간을 암시하며 경계도 끝도 없다.
작가의 표현의지를 수직 혹은 수평의 스펙트럼이라는 무한하고도 제한된 규율 안에서 색띠들이 병치되고 나열되고 점층되고 가늘고 두껍고, 밝고 어둡고, 길고 짧게...아하, 이것은 장단고저. 안단테, 칸타빌레, 알레그로, 아다지오, ...
그러므로 김외경은 빛의 작곡가, 색의 연주자이다.


공기 진동수(주파수)에 따라 도레미파솔라시 계명이 구분되듯이 빛의 파동에 따라 빨주노초파남보 색채가 구분이 된다. 공기의 각 파동을 다루는것이 음악이고 빛의 파동을 다루는 것이 미술의 본질이다.


김외경의 색의 폭포들은 상징도 은유도 아닌 순수한 빛의 파동을 우리에게 주사(走査)한다. 치밀하게 직조된 색의 스트라이프가 주는 장단고저, 밝음과 어두움은 나름의 규칙안에서 리듬이 되고 선율이 돠어 변화무쌍한 빛의 ASMR을 우리에게 펼쳐 보여주는 것이다.


당신은 그저, 이 파동에 몸을 맡기고 생각을 멈추고 흥얼흥얼 만끽하고 쉬어가면 된다.
너무 많은 말과 뉴스에 지친 현대인들이 ASMR를 들으며 마음을 쉬어가듯, 오늘날 미술계의 '이야기 그림'들의 범람속에서 그림의 상징과 비유와 개념을 수수께끼 풀듯 고심해야하는 미술에 지쳤다면, 당신은 그저 김외경이 들려주는 Vertical Harmony를 가만히 응시하며 눈과 마음이 쉬어가면 된다.​                                                                                                                                                                                                                                                                                                                                                                                           김형태 동문작가

Kim, Oi Kyung's paintings are about lines, rhythm, music, and time.

He mainly works in abstract painting, and is particularly pursuing in-depth exploration of the formative elements of lines.

My work vividly visualizes immaterial concepts like musical rhythm and the flow of time on the canvas through an intricate interplay of line and color. This is Kim Oe-kyung's unique abstract language, capturing emotional and rhythmic energy within formal rigor.

 

 

KIM, Oi Kyung's Painting: Line, Rhythm, Music, Time

KIM, Oi Kyung is active primarily in the field of abstract painting, continually deepening her exploration into the formative element of the line.

My work vividly visualizes the immaterial concepts of musical rhythm and the flow of time on the canvas through the meticulous interplay of lines and color. This constitutes my own unique abstract language, which captures emotional and rhythmic energy within a framework of formal rig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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